-
서양미술사의 중세시기 기독교 예술의 특징을 살펴보면 사후 세계, 기사도 그리고 성경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후 세계에서도 지옥의 경우, 오랫동안 기독교에서 다뤄진 주제였지만, 중세 시기에는 지옥에 대한 두려움을 보다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 시대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직 글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그림을 통해 지옥의 무서움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며, 특히 신앙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경고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중세 예술이 절정에 다다르면서, 귀족의 구성원을 위한 필사본이 많이 제작되었습니다. 종교적인 주제 외에도 그 시대의 분위기와 세속적 관심을 반영하는 도서 등도 이에 포함됩니다.
1348년부터 3년 동안 유럽 대륙에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신앙에 의지하여 구원을 바라면서 세속적인 주제보다는 성경 이야기에 초첨을 맞춘 예술 작품들이 보입니다.
중부 유럽에서는 카를 4세가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로 등극한 첫 번째 보헤미아 (오늘 날 체코)의 왕이 되면서 중부 유럽의 첫 번째 대학 설립 및 보헤미아 예술을 주목하게 되고, 서부 유럽은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 전쟁 기간 동안, 국제 고딕 양식이 발흥하면서 회화와 조각, 태피스트리, 필사본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사후 세계 지옥의 이미지
기독교 예술에서 사후 세계는 두 개의 이미지인데, 이 중 완전함의 장소에 해당하는 천국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시각화하기는 화가들에게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고통의 장소인 지옥의 완전한 시각화는 그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대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었습니다.
기독교의 지옥 이미지는 일부분을 고전, 히브리인 경전 등의 다른 문화에서 받아들인 것입니다. 지옥에 대한 기독교적 설명은 묵시록과 복음서에 나타납니다. '베드로의 묵시록' 에서는 특정 죄에 대한 처벌이 언급되면서 지옥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신을 모독한 자는 혀로 매달리고, 기독교 인을 탄압한 자는 벌레가 내장을 파먹는 동안 매를 맞으면 불에 타게 되는 등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런 설명들은 기독교가 이미 서방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종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의 지옥 강하' 라는 소재는 그리스도가 아담과 이브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중세의 믿음에 따라 그들은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으로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기 전에 죽었던 다른 선한 사람들과 함께 지옥 외광의 림보에 잡혀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주제는 죽은 자들의 부활이라는 그림 내용의 일부를 구성한 동방 교회에서도 인기가 있었던 주제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의 지옥 강하에서는 그리스도가 지옥 문을 짓밟고, 악마를 내쫒고, 아담과 이브, 그리고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에게 손을 뻗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의 대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는 '지옥' 이라는 작품에서 악한 일을 일삼거나 나태한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악기로 고문을 당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는 지옥을 공격당하고 불에 타는 밤의 도시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는 지옥을 9개의 계로 나누었으며, 각각의 계에는 다른 유형의 죄인이 있는 것으로 상상하였습니다. 이 단테의 상상 이미지는 19세기에 이르르기까지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기사도와 품위있는 사랑
중세 절정기에 기사도와 품위있는 사랑은 예술에 있어 가장 인기있는 소재였습니다. 기사단은 십자군 원정 동안 있었던 군사 단체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가터 기사단과 황금 양모 기사단 등이 모델이 됩니다. 이들은 군사적인 목적으로 일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사도라는 단어는 승마술 외에도 기사의 행동 규칙을 의미하며 여러 문학작품에서 기사도적인 로맨스가 표현되었습니다. 기사도와 가장 밀접한 활동은 마상 창 시합과 사냥이며, 관련 장면들이 중세 필사본의 삽화로 많이 제작되었습니다. 일부 실제 사건을 표현한 작품도 있지만, 다른 것들은 전적으로 허구였습니다. '기롱 르 쿠르투아의 로맨스' 라는 작품은 여성 관중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결판이 날때까지 싸우는 두 기사 무리를 보여줍니다.
가스통 포이보스가 쓴 사냥 책의 삽화처럼 사냥은 전쟁을 대비하는 귀족의 취미 활동이었고, 이 취미 활동은 인기있는 주제였습니다. 중세 마네세 필사본에 실린 '연인에게 작별을 고하는 기사'라는 삽화도 당시 인기있는 주제였던 품위있는 사랑이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삽화입니다.
정치, 사회적 불안에 따른 안정 추구 - 성경 이야기
기사도 같은 세속적인 주제가 인기가 있었던 중세 절정기 이후, 정치적 불안정과 잦은 전쟁,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였고, 이에 따라 대중은 세속적인 주제 대신, 자연, 신용 경제, 인본주의적인 학습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아직 대부분 문맹인 대중의 학습을 위해서, 예술 분야에서는 성경 이야기를 주제로 한 작품이 많이 등장하게 되고, 이는 신앙을 통한 구원의 개념으로 더 많이 성행하게 됩니다. 이 때, 이탈리아와 보헤미아 (오늘 날 체코)는 이미 확립된 고딕 양식을 따르게 됩니다.
국제 고딕 양식의 발흥
영국과 프랑스는 백년에 가까운 긴 시간동안 싸우면서 미성년 군주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시기에 발흥한 국제고딕양식은 귀족의 우아함과 고상한 분위기를 잘 살려내며 회화, 조각, 삽화가 포함된 필사본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서양미술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양미술사의 중세 미술에 영향을 끼친 로마의 몰락, 기독교의 확산, 여러 왕조와 민족의 발흥 그리고 12세기 르네상스 (2) 2024.10.09 서양미술사에서 르네상스 초기_부유한 후원자의 등장, 예술의 확산, 인쇄기의 출현, 문화 발흥지의 중심지 이탈리아 (8) 2024.10.09 서양미술사에서 많이 쓰이는 르네상스 용어 설명 (5) 2024.10.08 서양미술사의 초기 기독교 예술의 집대성 카타콤과 그 곳의 벽화, 그림의 구성, 회피하는 주제 그리고 대표 미술 작품 (9) 2024.10.05 서양미술사의 고대 미술 중, 최초의 예술인 동굴 벽화, 고대 예술의 발전, 문명의 시작과 번창 그리고 제국의 발달에 따른 예술 (2) 2024.10.05